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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아카데미/기록의 힘

인터넷 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by 세상읽는토끼 202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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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 대출 1조 돌파한 K뱅크, 고신용자 대상 영업 중단하고 중저신용자 대출에 집중하는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 낮춘 토스뱅크”
출범한 지 오래되지 않은 인터넷 은행들의 경쟁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혁신일까, 반복일까?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고 있고, 역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 은행 예대마진도 안 좋을 것이다. 이는 기존 은행권보다 새로 출범한 인터넷 은행에 더 큰 압박이 될 듯하다.

여러 가지 모형으로 쇼핑 정보까지 반영해 대출심사를 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된다며,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는 이런 트렌드를 금융 혁신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신용 사이클의 후반부에는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어 왔으며, 그에 따라 은행의 마진도 안 좋아졌으므로 이를 상쇄하기 위해 은행들은 서로 경쟁을 해 왔다. 그러다 나가지 말아야 할 잘못된 대출이 많이 실행이 되었다. 본격적으로 경기가 꺾이거나 경제가 충격을 받으면 이렇게 잘못된 대출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그때마다 각종 규제를 만들어 왔지만, 똑똑한 사람들은 우회로를 찾아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비슷하지만 같지는 않은 일들을 또 반복하곤 했다. 과연 이번이라고 다를까?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인터넷 은행의 중저신용자 타깃 대출이 과연 애민정신에서 나왔을까? 은행도 사업이다. 즉, 이윤을 위해 움직인다. 예대마진이 낮아지는 추세에서 자기들의 살 길을 찾을 뿐이다.

리스크 관리

그렇다면 중저신용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는 정말 제대로 될 것인가? 회의적이다. 기존 금융권에서 하는 대출 심사 과정은 꽤나 복잡하고 까다롭다. 단순히 신용점수 몇 점만으로 대출이 실행되지 않는다.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라도 하게 되면 며칠씩 야근하는 것은 부지기수라고 한다. 케바케인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그동안 인터넷 은행의 인력 보충을 보면 은행에서도 많이 넘어가긴 했지만, 사실상 IT 전문가들이 많다. 과연 이 인력들이 기존 금융 규제를 뛰어넘으면서 리스크 관리까지 확실하게 할 수 있을까? 당장 오늘 한국 경제 기사에 언급된 표현만 해도 이렇다. “은행권의 전형적인 신용평가 공식을 무조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이클과 정부

또 생각해볼 점은, 정부 정책에 반응한 점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 보고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서 고신용자를 인위적으로 배제하려고 일부러 높은 금리와 낮은 한도를 제시한다고 한다. 기본 대출이라는 용어도 나오는 마당에 이를 맞다, 틀리다 논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윌리엄 N. 괴츠만의 『금융의 역사』에서도 볼 수 있듯, 이런 대출과 신용은 최근 몇십 년 만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토기를 쓸 때부터 신용의 흔적은 남아 있고, 일정한 흐름으로 사이클을 만들어왔다. 이런 사이클은 정부가 개입한다고 해서 근본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 어중간하게 잘못 개입했다가는 부작용을 더 키울 뿐이다.

반복되는 역사

나로서는 신기할 뿐이다. 금융 역사나 금융 투기의 역사 등을 다룬 책에서 나오는 그 옛날의 모습이 같은 듯, 다른 듯하면서 비슷하게 반복된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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