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힘들 때 가장 많이 성장한다는데
잠깐 잊고 있었던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닌데 쉽지 않다. 힘들 때 그대로 무너지거나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정말이지, 힘들 때 정산 바짝 차리고 하나씩 해결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훌쩍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를 돌아보면 힘들 때 나는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럴 때 결과물도 더 좋았다.
이 말이 눈에 들어온 것은 요새 내가 많이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와준 것만도 고마운 둘째이건만, 엄마 껌딱지에 잠을 제대로 못 자는 통에 내 자유시간이 없다. 해야 할 일은 태산인데 아기는 엄마만 찾고 손목, 어깨, 허리 어느 곳 하나 멀쩡한 데가 없다. 이런 시간이 거의 5개월째 이어지다 보니 나도 조금은 지쳤나 보다. 그래서 최근 남편한테 짜증을 내기도 했다. 사실 직장일은 직장일대로, 집안일은 집안일대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 남편인데 말이다. 내가 원하는 건 집안일 도와주기보다 온전히 아기와 2시간만, 나 찾지 말고 놀아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짜증이 났던 것 같다.
근데 저 말을 본 순간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 문득 어쩌면, 그냥, 이 순간을 내가 잘 지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긴 하지만, 하나씩 해보면 될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나 혼자 시간을 쓸 때보다 제약이 있긴 하겠지만 생각하기 나름이다.
여기까지가… 5개월 즈음 임시저장해 놓은 글인데, 이때를 기점으로 생각을 좀 달리 먹게 된 것 같다. 이제 낼모레면 6개월이 된다. 아직도 통잠은 자지 않고 잠이 많지 않은 아가지만 육아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해 보고 현재는 육아가 우선이라 생각하고 다른 것들은 많이 내려놓았다. 동시에 아가도 하루하루 커 가면서 내 운신의 폭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조금 천천히 갈 뿐, 이렇게 하나씩 해나가면 쓰고 싶은 글도 쓰고, 유튜브 영상도 다시 올리고 투자 공부도 더 할 수 있는 시간이 점차 늘어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