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팔았다 다시 사는 건 안 되는 거라구
기본적인 투자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 아이디어가 바뀌지 않는 한 그대로 포지션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꼭 후회할 일을 한다. 꼭 내가 중간에 한번 개입하면 더 잘 할 것 같은 심리편향이 생긴다. 내가 하는 가장 대표적인 실수가 단기적으로 내릴 것 같아서 팔았다가 다시 사야지 하는 것!
몇 번이나 이래서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또 똑같은 실수를 했다. 다시 또 그러지 않기 위해 내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 둔다.
아무래도 이런 실수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료해서 뭐라도 하고 싶은 이유가 한 가지인 것 같다. 생활이 바쁘다고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시장은 거의 매일 체크하면서 자주 매매하지 않으니 조금이라도 단타를 해서 작은 수익이나마 취해보고자 함일 것이다. 거기다 수익을 확정시키고 싶어하는 심리편향까지 거들 것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 모멘텀 투자에 젬병인 사람에게는 정말 좋지 않은 습관이다.
이번엔 태광이다. 조선 기자재로 분류되는데 시추까지 염두에 두고 좀 길게 가져가려고 매입해 둔 주식이었다. 에너지 쪽을 조사하다가 투자하게 된 업체라 큰 비중은 아니었지만 적절한 가격에 잘 매입을 해 두었다. 조선 사이클도 아직 남았고, 시추까지 빛을 보려면 아직 먼 얘기기에 그냥 계좌 구석에 짱박아둬야했던 주식인데 며칠 전 뭐가 씌었는지, 차트에 단기 매도 신호를 보고 일단 여기까지 수익확정 짓고 다시 매입해야지 생각하며 매도했다.
오늘 장도 안 좋은데 그 와중에 10% 이상 올랐다. 속이 쓰리다..
길게 보면 10% 정도 차이야 아무것도 아닐 수 있으나 기존 계획과 다르게 별로 깊은 고민 없이 매매했기에 반성모드에 들어간다. 이렇게 매도 후에 주가가 오르면 심리적 편향 때문에 다시 매수하기도 정말 어렵다.
이번 매매는 최근의 성공 경험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저가에 사 모아두었던 알리바바(BABA) 주식을 단기간에 너무 급등하는 것 같아 매도하였는데 이후 거의 제자리로 돌아오는 걸 보고 잘 팔았네 했던 것이다. 이 주식도 길게 가져가려고 매수했던 것이니 어찌 보면 이것도 오답노트에 들어가야 할 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 영향을 주는 요인은 배당이나 자사주소각 같은 주주환원이다. 배당수익률이 높거나 분기배당, 혹은 배당이 계속 증액되는 주식의 경우는 웬만하면 매매하지 않게 된다. 계좌도 따로 있다. 이런 주식들은 ISA 계좌에 모아두었는데 2020년부터 계좌 전체를 통틀어 세 번 남짓 매매했을까, 그래도 수익률도 좋고, 배당은 증액되어 매수단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10%에 달한다. ISA계좌가 만기되는 것이 아니라면 아직 딱히 매도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배당을 별로 기대할 것 없는 주식의 경우는 좀더 가볍게 매매하게 되는 것 같다. 태광의 경우 배당을 기대하며 매수한 주식도 아니었을 뿐더러 사실 다른 피팅업체의 자사주소각 같은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보며 잘못 골랐나 하는 생각도 잠깐 했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업황이 좋으면 앞서거니 뒤서거니할텐데… 어찌됐든 변명의 여지가 없다.
투자에 정답은 없다. 그런데 내 투자 스타일 상 이런 스타일의 성급한 매매는 잘 될 때도 있지만 후회를 남길 때가 많다. 알면서 왜 꼭 한번씩 잊을만 하면 같은 실수를 하는지 원… 물론 이번에도 오늘 급등했지만 차트에서 본 단기 매도신호처럼 조정이 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오늘의 반성은 꼭 기억해두자. 기록으로 남겨두고 제발 같은 실수 다시 반복하지 말자. 한번 매매할 때 정말 신중히, 근거 있는 매매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