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젖 물릴 때 아기 깨우는 방법
분유수유, 모유수유 각기 장단점이 있고, 각기 힘든 점이 있지만 모유수유 시 생각지도 못하게 맞닥뜨리게 되는 어려움 중 하나가 아기를 깨워서 먹이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젖병으로 먹는 아가들은 보통 5-10분 내에 다 먹기 때문에 비교적 이 어려움에선 자유로운 편이다. 오히려 잘 자주면 땡큐다. 하지만 모유수유하는 아기들은 좀 커서 먹는 시간이 단축되기 전까지는 20-30분가량 오래 먹고, 졸면서 먹다가 자버리기 때문에 양껏 못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잠깐 잠들었다가도 배고파서 금세 깨기 때문에 엄마가 쉴 틈이 없고, 과장된 말로 하루종일 먹이기만 하다가 하루가 다 지나간다. 더군다나 아가가 잔다고 잘 먹질 못하니 체중이 느는 속도도 더디다. 그래서 이 때는 깨워서 최대한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게 엄마의 역할이다.
손, 발, 귀, 볼 만지기
병원에서, 조리원에서 흔히 손발을 만지면서 깨워서 먹이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만져도 깨어나지 않는 아기… (그렇다고 상처 날 때까지 세게 만지는 사람도 있던데 그러지 말자)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아기가 완전히 잠들지 않았을 때부터 깨워야 하는 것이다. 아기가 배고파할 때 젖을 물리면, 3-4분 정도 열심히 먹다가 먹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멈춘다. 이때, 손, 발, 귀, 볼을 만져주는 것이다. 그럼 다시 열심히 빨기 시작한다. 다시 열심히 빨면 만지던 손을 떼고 느려지면 다시 만져주면서 깨워준다. 열심히 잘 먹고 있을 때는 가급적이면 건드리지 않도록 한다.
바꿔 먹이기
이렇게 열심히 만져가며 깨우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만져도 다시 열심히 먹지 않고 반응이 없을 때가 있다. 이 때는 가차 없이 먹고 있는 쪽을 빼서 반대쪽을 물려준다. 뺄 때는 아가 입에 손가락을 넣어 음압을 해제한 후 빼야 유두에 상처 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너무 잘 자는 아가라면, 느려지기 기다리지 말고 사출 되는 것을 먹고 난 후 바로 바꿔주는 방법도 있다. 아기가 처음 젖을 물고 2-3분가량 지나면 사출반사가 일어나는데 이때 아기는 그전보다 빠른 속도로 열심히 꿀꺽꿀꺽 먹는다. 그러다 사출반사가 멈추면 다시 먹는 속도가 느려지는데 그때 바로 빼서 반대쪽을 물려주는 것이다. 사출 반사는 양쪽에서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이렇게 한쪽 먹고 바로 바꿔주면 반대쪽에서도 방금 사출 된 젖을 바로 먹일 수 있어 아기가 단시간에 먹을 수 있는 양도 많다.
반대쪽을 물릴 때는 아가를 반대쪽으로 눕혀서 물려줘도 되고, 요람 자세로 물리다가 그대로 옆으로 신속히 이동시켜 반대쪽은 풋볼 자세로 물려도 된다. 이렇게 반대쪽으로 옮겨 물리면 아가가 다시 빨기 시작하는데, 그럼 다시 만지면서 깨워 먹이고 또 반응 없으면 다시 반대쪽으로 바꿔 먹여준다.
내려놓기
바꿔 먹이다가도 아가가 잠들어버려 더 이상 반응하지 않을 때는 바닥에 잠시 내려놓는다. 등센서를 장착한 아기들은 몇 분 이내에 잠이 깨서 눈을 뜨는데 그럼 다시 열심히 먹여주면 된다.
잘 재우기
내려놓았는데도 안 깬다면 어쩔 수 없다. 그대로 재우자. 그대로 길게 잔다면 오히려 땡큐!
이렇게 잠들어버린 아가는 최대한 잘 잘 수 있게 해 주자. 잠이 어중간하게 중간에 깨버리면 졸린 상태에서 다음 수유텀을 맞게 되어 다시 또 졸면서 먹게 된다. 그러면 또 많이 못 먹고 잠들고, 얼마 못 가 깨서 또 졸린 상태에서 먹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아가가 잘 자지 못하고 등센서가 심하거나 예민하다면 아가가 스스로 깰 때까지 안아서라도 잘 잘 수 있게 재워주자. 그리고 배고파서 깨면 제일 안 졸릴 그 타이밍에 곧바로 수유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커갈수록 자연스레 먹잠에서 먹놀잠 패턴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열심히 깨워가며 하루하루 먹이다보면, 어느샌가 아가가 훌쩍 커서 빠는 힘이 세지면서 먹는 시간이 줄어들고, 그만큼 먹으면서 덜 졸게 된다. 아기마다 다르지만 보통 100일 즈음이 되면 한 쪽 4-5분 컷으로 10분 정도면 수유가 끝나서 모유수유가 한결 수월해진다. 그 때까진 힘들지만 힘내보자. 열심히 하다보면 아가가 혼자서 잘 먹고 배부르다고 쫩~ 하고 알아서 입을 떼고 엄마를 향해 배시시 웃어주는 날이 온다. 그 모습을 보면 너무 예뻐서 이래서 모유수유하는구나 싶다. 쉽지 않은 모유수유의 길을 택한 엄마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