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직수 거부 성공하는 방법
유튜브에서 외국 영상을 찾아보다 보면 출산 후 당연하게 아기는 엄마에게 안긴다. 하지만 내가 겪은 한국의 산부인과는 다르다. 병원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아기를 산모에게 안겨주거나 잠깐의 젖물림 후 데려가기도 한다) 보통은 출산 후 아기는 곧바로 간호사가 데려가서 처치 후 신생아실에서 케어하게 된다.
신생아실에서 아기는 젖병수유를 하게 되면서 대체로 엄마 젖보다 분유를 먼저 먹게 된다. 이어서 퇴원 후 조리원에 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도 모자동실보다는 신생아실에 아기를 맡기고 수유콜이 올 때만 아기에게 젖물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마저도 하지 않는 산모들도 많다. 자연히 아기는 젖병에 익숙해지고 수유량은 빨리 늘어나서 직수거부를 하게 된다.
아기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울리면서 굶기면서 끝까지 물려볼 수도 있지만 보통은 이렇게 하다가 못할 짓이라며 모유수유 자체를 포기해 버린다. 하지만 몇 가지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내가 해 본 여러 방법들을 소개해 본다.
아, 함몰유두여도 방법은 같다. 유두 모양 교정 같은 것 필요 없이 물릴 때 유륜까지 깊이 잘 물리면 충분히 모유수유 할 수 있다. 나도 성공했다.
1. 아기 기분 좋을 때마다 직수 시도
일단 여러 번 시도해 보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때를 잘 가리자. 아기가 배고파서 이미 울기 시작했다면 직수를 시도해도 잘 물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엄마도, 아기도 고생만 한다. 아기가 기분 좋아 보일 때, 자고 일어난 직후 배가 좀 고픈데 기분은 좋을 때 등 울지 않을 때 가져다 대 본다. 아기가 싫어하면 억지로 들이밀지 말고 다음 기회를 엿본다.
2. 유두보호기 착용 후 직수 시도
실리콘 젖꼭지에 익숙해져 있는 아기라면 유두보호기를 이용해서 직수를 하면 물어줄 수도 있다. 유두보호기를 착용한 채로 직수가 가능해졌다면 먹이기 전에 떼고 한 번씩 시도해보다 보면 유두보호기 없이도 물게 되는 날이 온다. 유두보호기도 결국은 떼야하기 때문에 처음에 유두보호기 없이 먼저 시도해본 다음에 해본다.
유두보호기 종류
유두보호기에는 크게 쭈쭈베이비, 카네손, 메델라가 있는데 보통 무난하게 카네손과 메델라를 많이들 추천한다. 쭈쭈베이비는 아기가 잘 물어주긴 하지만 유두가 압착돼서 너무 아파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래서 한두 번 해보고 사용하지 않았다.
메델라는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병원이나 조리원에서 많이들 추천한다. 얇은 실리콘 재질이라 그냥 붙여도 가슴에 잘 붙어있고, 아기도 거부감 없이 잘 빠는 편이다. 주의할 것은 메델라 유두보호기는 3가지 사이즈가 있는데 자신의 유두 사이즈를 재보고 알맞은 사이즈의 보호기를 쓰는 게 좋다. 나는 처음에 병원에서 추천해 준 M 사이즈를 써보다가 깊은 젖물리기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L사이즈로 바꿨더니 아기가 훨씬 잘 먹었다.
카네손도 많이 추천하는데 나는 사용해보지 않았다.
3. 유두에 분유나 젖을 조금 묻혀서 물려보기
젖병은 물면 바로 나오지만 엄마 젖은 조금 오물오물해야 잘 나온다. 이 새를 못 참는 아기들이 많은데 유두에 분유나 젖을 조금 묻혀서 물려보거나, 손으로 조금 짜서 젖이 나올 때 물려보는 방법이 있다.
4. 공갈젖꼭지, 젖병 물리다가 바로 바꿔 먹이기
일명 꼬시미 전략이라고도 하는데 이 방법도 나는 몇 번 써먹었다. 일단 수유쿠션을 장착하고 아기와 자세를 잡은 후 평소에 아기가 잘 무는 공갈젖꼭지나 먹던 젖병을
물려서 1-3분 빨게 하다가 빼고 곧바로 유두를 입에 쏙 넣어주는 것이다. 생각보다 잘 통하는 방법이다.
5. 유두, 유륜 부분 마사지로 부드럽게 해 주기
아이통곡에 상담을 받아보면 결국 아기가 무는 유두와 유륜의 상태가 좋아야 잘 문다는 답변을 받게 된다. 가슴 마사지를 받아서 유두와 유륜의 상태, 가슴 전반의 상태를 좋게 해서 시도해도 좋고, 스스로 마사지를 해줘도 좋다. 아기에게 직수 시도를 하기 전 손으로 조물조물 마사지해 주거나 샤워할 때 마사지 해주자. 유륜 부분이 딴딴하지 않고 부드러우면 아기가 물기에 훨씬 수월하다.
6. 손으로 조금 짜낸 후 직수 시도
젖이 차서 가슴이 딴딴해지면 유륜 부분도 딴딴해져서 아기는 더 물지 않으려고 한다. 이때 손으로 유륜 부분을 잡고 손수건을 댄 상태에서 조금 짜낸 뒤 유륜 부분이라도 부드럽게 만들어서 시도하는 게 좋다.
7. 자세 교정
아직 직수가 익숙지 않은 아기는 자세가 불편해도 직수를 거부할 수도 있다. 유튜브에 모유수유 자세를 설명해 놓은 영상들이 많으니 참고하자. 요람 자세, 풋볼 자세 등 여러 자세를 시도해 보자. 요람자세에서 직수 거부하던 아기가 풋볼 자세에서는 먹는 경우도 있다. 또 아기 머리 밑에 낮은 베개를 받쳐서 유두와 높이를 받쳐주는 것도 좋다. 계속 자세 잡기가 어렵고 어깨, 목, 허리 등이 아프다면 가까운 아이통곡 같은 곳에 아기와 함께 가서 수유 자세를 봐달라고 해도 좋다. 한 번 제대로 해보면 감을 잡아서 혼자서 하기도 좋다.
8. 젖양 늘리기
일단 물긴 물었는데 아기가 짜증을 내고 뺀다면 젖양이 부족할 수도 있다. (반대로 젖양이 많은데 짜증 내고 뺀다면 사출 때문일 것이다.) 너무 조급히 생각하지 말고 직수 시도를 계속하되 그동안 유축을 꾸준히 해서 직수 성공했을 때 아기가 잘 먹을 수 있도록 젖양을 늘려줘야 한다. 100ml 전후까지 늘려주면 좋고 그보다 적더라도 아기가 직수로 먹기 시작하면 젖양은 또 늘어나니 일단 아기가 물어주기 전까진 3시간마다 유축은 꾸준히 해주자.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직수 시도 후 수유와 트림시키기는 도와주는 분에게 맡기고 곧바로 유축을 하자. 단, 유축 강도를 너무 세게 해서는 안 된다. 나중에 사출이 세져서 아기가 직수를 다시 거부할 수도 있다. 출산 후 2주는 젖양 늘리기 가장 좋은 때이니 이때 가슴마사지를 받아 적극적으로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9. 공갈(노리개) 젖꼭지, 일명 쪽쪽이 물리지 않기
직수를 하면서 엄마 젖을 무는 방법과 공갈 젖꼭지를 빠는 방법이 다르다. 직수에 익숙해지기 전에 공갈 젖꼭지를 물리게 되면 공갈 젖꼭지를 빠는 방식으로 엄마 젖을 물 수가 있다. 이렇게 되면 깊은 젖물리기가 힘들다. 깊은 젖물리기가 안 되면 아기는 젖을 충분히 못 먹고, 엄마는 유두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직수가 익숙해지기 전에는 공갈 젖꼭지를 물리지 않는 것이 좋다. 이후에는 물려도 상관없지만 그땐 아기가 아마 쪽쪽이를 거부할 것이다.
마치며…
직수거부하는 아기에게 모유수유해보겠다고 하기란 몸과 마음 모두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움은 해 본 사람만 알 것이다. 초기에 그렇게 고생해서 직수에 성공하면 정말 보람될 때가 온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39주 이상 채워서 태어난 아기들이 좀 더 잘 물기도 하고, 좀 자라서 체중이 4kg가 넘어가면 또 훨씬 낫다. 하루라도 빨리 성공하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안 되면 분유 먹이지 뭐.’ 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계속 시도하자. 나의 경우에는 첫째는 59일 차에 처음 성공했고, 둘째는 20일 차에 성공했다. 꼭 모유수유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유수유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힘들어도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시도하며 아기가 따라와 주길 기다려보자. 무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