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회의 파월 연설로 나스닥 급락
잭슨홀 회의란, 매년 8월에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주최하는 회의로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린다.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 경제학자 등 전문가들이 참가해서 이들의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목을 받곤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잭슨홀 회의가 열렸는데 아무래도 긴축 관련 발언을 해서 시장에 변동성을 주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였다. 최근 미국 연준 파월 의장의 발언에 힘입어 시장은, 물가가 고점을 찍었으니 이제 금리 올리는 것도 거의 다 왔지 않겠느냐는 근거를 들어 반등장이 이어졌었다. 물가가 고점을 찍었다는 얘기는 곧, 경기침체가 이미 와 있다는 것인데 그 이유를 들어 시장에 반등이 나오는 것을 보니 시장은 반등할 거리가 필요했던 거라고 느꼈다. 무슨 이유든 필요했던 것이다. 아무튼 이런 반등장이 이어진 가운데 어제 파월 의장의 발언은 또 한 번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어놓았다.
파월 의장의 발언
- 7월에 인플레이션 관련 데이터가 낮게 나왔지만 목표 수준에서 크게 모자라며, 물가가 고점을 찍었어도 당장 목표 수준(2%)에 맞춰 떨어지기엔 시간이 소요된다.
- 수요, 공급의 균형을 맞춰 물가 안정을 꾀하는 데 연준의 도구를 사용할 것이며(금리를 인상해서 수요를 건드리겠다는 의미), 이 과정에서 느린 성장(경기침체)으로 인해 경제 주체들이 고통을 받더라도 이것은 불가피한 비용이다.
- 현재의 높은 물가 수준이 계속될수록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 이는 뒤에 볼커 때처럼 더 큰 충격으로 막아야 될 수 있으므로 현재 시점에서 우리는 단호하게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 계속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다. 즉,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인플레이션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잡힐 때까지 금리는 인상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경제가 어느 정도 충격을 받더라도 긴축 기조를 멈출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 내용들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지난 몇 번의 FOMC의 내용을 돌아보면 분명 수요를 건드려서 경제가 둔화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희망 회로를 돌렸을 뿐이다. 원래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어 있으니까.
물론, 연준이 경기침체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연준이 가만히 있어도 경제는 제 갈 길을 갈 것이다. 다만, 이번엔 그 과정에서 연준이 투자자의 편이 돼줄 생각이 없는 것이다. 최우선 목표가 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물가”이다.
잭슨홀 회의 이후
채권 시장은 장기 채권의 금리가 떨어지며 경기침체를 여전히 반영하고 있으며, 요 며칠 완화되었던 달러 인덱스는 다시 달러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원 환율도 낙폭을 되돌리며 다시 1,340원을 넘어섰다. 유동성에 민감한 나스닥은 -4.5%로 급락해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