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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아카데미/배경지식

독일 라인강 수위를 보는 이유

by 세상읽는토끼 2022.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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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은 중부 유럽의 제일 큰 강으로 알프스에서 발원해 스위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를 지난다. 독일 내륙을 관통하는 이 강은 서유럽 내륙 운송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대항해시대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육지로 운송하는 것보다 해상으로 운송하는 것은 큰 이점을 지닌다. 훨씬 더 많은 양을 한 번에 운송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모두 줄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라인강을 이용해 원자재를 조달하거나 완제품을 운송한다. 유럽 나프타 분해시설(NCC)의 1/3이 라인강을 이용해 운송한다고 한다. 자연스레 손에 꼽는 글로벌 화학업체들도 이 라인강을 중심으로 많이 모여있다.

이런 라인강의 수위가 최근 낮아져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독일연방수문학연구소에 따르면 이 라인강이 수운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40cm라고 하는데 이미 32cm를 기록 중이다.

수위가 낮아지면 큰 하중을 싣고 지나갈 수 없기 때문에 평소 실을 수 있는 화물보다 더 적게 싣고 지나갈 수밖에 없고 이는 같은 양을 운송하려면 더 많은 선박이 지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5톤 배에 실어 나르던 것을 1톤 배 5척으로 나른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늘어난 선박 때문에 병목현상을 야기할 수 있고 운송비용에 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라인강을 이용한 운송비용은 정상 시기에 비해 3배 상승했다고 한다.

원자재 조달이 이렇게 원활하지 않고 완제품 운송 또한 원활하지 않으면 결국 산업 생산에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좋지 않은 독일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 거기다 석탄이나 원유의 수급도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석탄 화력 발전소 가동에 차질을 빚어 안 그래도 높은 전기 가격이 더 치솟을 수도 있다. 안 그래도 물가 상승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이 시점에 말이다.

즉, 라인강 수위가 유럽 경제 핵심인 독일 제조업과 에너지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산업생산을 저해하고 물가상승을 자극한다.

라인강 수위가 낮아져 해상 운송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올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갈수록 수위의 저점이 더 낮아지고 있다. 현재 유럽은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고통받고 있는데 라인강 수위마저 이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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