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2개월 즈음이었던가, 새것 같은 중고 아기체육관을 당근에서 구해왔다. 그즈음에는 우리 아기는 아기 체육관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달려있는 인형을 보긴 했으나 신나게 건반을 찬다거나 인형을 잡으려고 애쓰진 않았다. 그래서 인형을 떼서 구연동화처럼 원맨쇼를 하면서 놀아주곤 했었다.

그러다 뒤집기를 시작하고부터 점차 아기체육관을 잘 활용했는데, 뒤집어서 바닥의 그림을 한참 보거나 핥기도(?) 하고, 뒤집어서 기둥을 붙잡고 놀기도 했다. 이후로는 매달려 있는 인형을 잡기도 했다. 원색의 색감이 좋고, 나비는 바스락거리는 촉감이 좋은지 제일 먼저 좋아했었다. 차츰 다른 인형으로도 관심이 옮겨가서 매달려 있는 인형 전부 다 좋아했다.

제일 잘 가지고 논 때는 7개월인데 혼자 잘 앉아있으면서부터 아기체육관 옆에서 놀다가 인형의 고리를 빼면서 놀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걸 어떻게 뺐는지 신기했는데 가만히 보니 제 나름대로 요령이 생긴 것 같다. 건반을 앉아서 만질 수 있게 바꿔주니 손으로 건반을 치기도 하고, 8개월인 요즘은 아기가 기어 다니는 길목에 위치를 바꿔가며 놓아두는데 건반을 좀 두드리다가 잡고 일어선다. ㅋㅋ 나무를 눕혀놓았다가 하도 그 위에 올라가려 해서 부서질까 봐 이제 세워놓았는데 그러니 건반을 치면 나무에 불빛이 반짝반짝해서 더 좋아한다(물론 발달상 불빛 반짞이는 장난감이 별로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하루 종일 가지고 노는 것도 아니니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하긴, 타이니모빌도 아직 우리 침실에 있는데, 이젠 앉아서 인형을 잡아당기면서 논다. 힘이 세져서 모빌이 한번 쓰러져서 이젠 당근으로 보내주려 한다.

생애 첫 1년의 비밀이라는 책을 보면 아기체육관은 아기 발달상 별로 좋지 않다고 나와 있다. 아기 체육관 자체가 좋지 않다기보다 보통 아기체육관을 처음 들일 1~2개월 령의 아기는 매달려 있는 장난감을 주기보다 신체의 대각선 방향으로 인형을 놓아주는 게 더 좋기 때문이다. 그 맘때의 아이들은 매달려 있는 장난감을 잡을 수도 없거니와, 신체의 가로 세로축을 마스터한 다음에 대각선 축을 연습해서 뒤집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잡지 못할 공중에 장난감을 매달아 두는 것보다 대각선 방향에 관심을 가질 장난감을 놓아주면 더 도움이 된다. 또, 뒤집기를 할 때 기둥이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 아기를 보니 확실히 그렇긴 했다. 하지만 초반에만 조금 방해될 뿐 곧 힘이 생기면서 기둥이 있든 말든 뒤집고 알아서 논다.
아무튼 아기가 뒤집기를 시작했다고 바로 처분해버리지 말고 좀 더 두어도 활용도가 괜찮은 장난감 같다. 난 아기가 거의 안 쓴 새것 같은 게 올라와서 업어오긴 했는데, 막상 아기가 노는 것을 보니 새 걸로 구입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많이 물고 빨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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