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만 보여줘도 잘 놀던 시기가 지나가고, 그렇다고 아직 앉거나 손으로 뭔가를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시기인 4개월. 항상 뭘 하고 놀아줄까 고민하다가 내가 해본 방법들을 공유해 본다.
4~5개월 아기 놀이 방법
1. 타이니모빌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 가끔 보여준다. 오랜만에 보여주면 또 곧잘 보고 있기 때문에 가끔 같이 쉬고 싶을 때 타이니모빌을 보여주며 나도 옆에 누워 같이 쉰다. 모빌에 달려 있는 동물들을 만지고 가리키며 아기한테 설명해 주거나 동물들이 말하는 것처럼 연기도 한다. 갈수록 흥미가 떨어지는 것을 보니 모빌은 곧 졸업할 것 같다.
2. 노래와 율동
2~3개월 때부터 좋아하던 노래와 율동. 이건 뭐 개월수 상관없이 다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노래를 틀어놓고 따라 부르며 내 나름대로 가사 느낌대로 율동을 고안해서 아기한테 보여준다. 보여주면서 손발을 잡고 같이 움직이기도 하고 뽀뽀세례를 하기도 한다. 아기 등에 어른 베개를 받쳐 살짝 세워진 자세로 보여주기도 하고 범보의자에 앉혀 마주 보고 보여주기도 한다. 열심히 노래 부르며 율동하면 아기가 집중해서 보다가 같이 팔다리를 움직이며 파닥거린다.
3. 얼굴표정놀이
아무 말 대잔치를 하며 다양한 얼굴 표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하하하 하고 크게 웃거나 크게 하품을 하면 곧잘 따라 웃기도 한다. 얼마 전 성장앨범의 백일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 이 스킬을 이용해 웃는 사진을 여럿 건졌다. (참고로 백일 사진을 130일경 찍었다.)
4. 터미타임 + 상황극
4개월이면 뒤집기를 성공한 아기들도 있을 것이고 아직 뒤집지 못한 아기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때쯤 되면 웬만하면 터미타임은 전보다 훨씬 잘한다. 엎드리게 해 놓고 국민육아템 꼬꼬맘을 보여줘도 되지만 나는 이것저것 해보는 편이다. 그중 장난감으로 상황극을 많이 한다. 꼬꼬맘, 튤립, 인형, 딸랑이 총출동이다. 질리지 않게 한 두 가지를 가지고 돌아가면서 놀아준다. 아기체육관에 달려 있던 꿀벌이나 나비 가지고도 아무 말 대잔치 하며 놀아주는데 이렇게 하면 엄청 집중을 잘한다. 이쯤 되면 놀아주는 게 아니라 같이 놀게 된다. 터미타임 시간에 마주 보고 같이 엎드려서 눈 마주치며 표정놀이 하는 것도 매우 좋아한다.

5. 아기체육관에서 놀기
2~3개월 때는 아기체육관에 눕혀놓아도 어쩌다 발로 건반을 건드리기만 하지, 적극적으로 놀지 않았는데 4개월에 접어들면서 매우 잘 가지고 노는 장난감 중 하나이다. 덕분에 눕혀놓고 식사준비나 간단한 집안일도 가능하다. 발로 건반을 누르고 손으로 매달려 있는 장난감을 만지고 입에 넣는 등 아주 야무지게 논다. 내가 놀아줄 때는 매달려 있는 장난감으로 상황극을 해주기도 한다. 뒤집기 시작하고서는 아기체육관에서 뒤집어 밑에 깔린 매트 그림을 열심히 보기도 하고 입에 넣기도 하면서 논다.

6. 에듀테이블에서 놀기
아기체육관에서 지겨울 즈음되면 에듀테이블로 자리를 옮긴다. 아직 다양하게 누르면서 놀지는 못하지만 다리를 움직이다가 건반을 누르기도 하고 손 닿는 버튼은 만지면서 누르기도 한다. 무엇보다 대롱대롱 달려있는 도형을 잘 가지고 논다. 불빛이 나오다 보니 아기체육관에 질릴 즘 놀게 해 주면 잘 갖고 논다.

7. 집안 산책(유모차, 범보의자, 아기띠)
집안 산책은 여전히 좋아하는데, 2-3개월에는 안아서 집안을 구경시켜 주거나 유모차에 태워 집안을 돌아다니곤 했다.
그냥 돌아다니기도 하고, 내가 물 마시거나 커피를 내릴 땐 정수기와 커피머신을 구경시켜 주고, 세탁기가 돌아갈 땐 세탁기도 구경시켜 주고, 로봇청소기가 돌아다닐 땐 로봇청소기도 구경하고, 화장실에 가서 수돗물을 틀어 물 나오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화장대나 옷방에서 거울 보기도 아기의 집중을 이끌어낸다.
4개월에 접어든 지금은 안아서 구경시켜주기도 하지만 체중이 제법 나가서 애시앙 범보의자나 아기띠를 이용하기도 한다. 의자에 바퀴가 달려 있어 돌아다니기에 좋지만 손잡이 위치가 낮아 밀다 보면 꼬부랑 할머니가 된다.
8. 일상생활 보여주기
특별히 놀이를 하며 놀아주기보다 자연스레 일상생활을 보여주기도 한다. 애시앙 범보의자에 잘 앉아 있어서 의자에 앉혀 내가 가는 곳마다 밀고 다니며 난 집안일을 한다. 정리정돈을 하거나 빨래 널기 같은 것을 하면 나를 구경하다가 혼자서 발을 잡고 놀기도 하고 잘 앉아 있다.

식탁 의자의 등받이가 라운드형이라 범보의자만 빼서 식탁의자에 올리면 사이즈가 딱 맞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식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먹방을 보는 게 이런 건가? 먹으면서 아기한테 말을 걸기도 하고 과장되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러면 아빠와 엄마 먹는 모습을 번갈아가며 보면서 구경하기도 하고 또 혼자 발 가지고 놀기도 한다. 이 때는 모윰 치발기를 손목에 끼워주는데 입에 넣으면서 물고 빨고 잘 가지고 논다.
9. 그림책, 사운드북 보여주기
2개월 때부터 그림책을 보여주면 관심을 많이 보였는데 아직도 책을 보여주면 집중해서 잘 본다. 어스본 사우드북 몇 권을 세일할 때 구입했는데 그림들이 크고 색채가 다양해서 그런지 집중해서 잘 보는 편이다. 동물 나오는 책과 호두까기 인형 책을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책을 자주 보여주며 책에 있는 글밥을 그대로 읽어주기보다 참고해서 아무 말 대잔치를 한다. 같이 누워서 보여주기도 하고, 엎드려서 보기도 하고, 베개에 눕힌 뒤 마주 보며 내가 책 뒤에서 한 장씩 넘기기도 하고, 범보의자에 앉혀서 보여주기도 한다. 같은 책을 보더라도 상황과 자세가 달라지면 또 다른 느낌이 있는 것 같다.
10. 하베브릭스 큐브
이건 아직 잘 가지고 놀진 못하는데 돌리면 구슬소리가 나는 면은 잘 가지고 놀아서 이 쪽 면만 떼서 터미타임 할 때나 다리에 앉혀서 갖고 놀게 해 준다. 6면을 다 가지고 놀려면 조금 더 커야 할 것 같다.

11. 튤립과 꼬꼬맘
왜 국민템인지 알게 해 준 장난감이다. 울다가도 이 둘을 보여주면 울음을 뚝 그치는 매직! 불빛이 반짝반짝해서 한 번씩 작동시켜서 보여주고, 주로 무릎에 앉히거나 터미타임 할 때 상황극과 구연동화를 하며 가지고 논다. 튤립을 들고 율동을 해도 좋다. 작동시키지 않고 이렇게 해도 이 둘을 아주 좋아한다.
12. 치발기와 딸랑이
벌써 이가 날 준비를 하는 건지 부쩍 손가락을 넣어 잘근잘근 씹길래 치발기를 구입했다. 처음에는 어색하더니 이젠 돌려가며 원하는 부위를 입에 넣고 잘근잘근 씹기도 하고 손목에서 빼기도 한다. 딸랑이도 흔들며 갖고 놀기보다는 입에 넣기 바쁘지만 딸랑거리는 소리가 좋은지 손에 잡고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13. 목욕하며 물놀이
이제 체중도 제법 늘어 후딱 씻기고 나오고 싶지만 얼른 씻기고 나서 탕에 앉아 물놀이할 시간을 주는 편이다. 웬만한 아기들은 물을 좋아하듯 우리 아기도 물을 좋아해 한참을 물속에서 발로 차고 손으로 물을 치며 잘 논다. 욕조에 물을 받아 목튜브를 끼워 놀 때도 있지만 자주 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14. 윗몸일으키기, 일어서기
눈으로만 보며 놀던 시기가 지나며 요즘은 부쩍 몸으로 놀거나 손으로 잡는 것을 좋아한다. 눕혀서 윗몸일으키기를 자주 하는데, 무리하게 아기를 잡아당겨서는 안 된다. 아기가 내 엄지손가락을 잡게 하고 나는 아기의 손, 손목과 전완을 최대한 넓게 잡고 살짝만 유도해 주면 아기가 배에 힘을 주며 일어나려 한다(이때 힘주는 표정이 한 귀여움 한다.). 그럴 때 살짝만 당겨주면 쉽게 앉는다. 그럼 머리 뒤에 손을 받쳐서 살짝 눕혀주고 다시 반복. 아기 표정과 컨디션을 관찰해 가며 5-10개씩 하는 편이다.
또 겨드랑이 아랫부분을 잡고 일으켜 세워주면 좋아하는데 아직 서는 것이 서툴러서 무릎이나 허리가 꺾이거나 휘청거리지 않게 잘 잡아줘야 한다. 이렇게 서는 걸 좋아할 때가 되면 빛을 발하는 아이템, 졸리 점퍼가 있다.
15. 졸리 점퍼
쏘서를 태워줘도 되지만 졸리 점퍼를 더 좋아한다. 목을 잘 가누고 세워주는 걸 좋아하면 시작해보면 된다. 처음에는 3-5분 짧게 태워보고 점차 시간을 늘리자. 첫째의 경우에는 졸리점퍼를 너무 좋아하고 잘 타서 혼자 30분도 타고 놀았었다. 놀다가 힘들면 다리 들고 공중부양하며 쉬다가 또 점프하고 또 쉬다가 놀고… 얼마나 잘 노는지 구경하고 있으면 신기할 정도였다. 둘째는 좋아하긴 하는데 처음 며칠은 3분만 돼도 토를 했다. 타는 거 자체는 너무 좋아해서 조금씩 시간을 늘렸지만 15분 이상은 태우지 않는다. 이처럼 아가들마다 차이가 있으니 아기 컨디션을 잘 관찰해서 태워주자.
16. 배방구
눕혀놓고 눈 마주치며 마사지도 하면서 아무 말 대잔치하고 놀다가, 혹은 기저귀 갈아줄 때 자주 하는데 바로 배방구다. 배에 입을 대고 부와악 소리 나게 불어주면 안 좋아하는 아기가 드물다. 단, 먹고 난 직후에는 토할 수 있으니 하지 말자.
17. 바깥 산책
중간중간 바깥 산책도 하는 편이다. 우리 집은 테라스가 있어 안고 잠깐씩 자주 나가는 편인데 나갈 때마다 아기가 좋아한다. 나가서 햇빛도 쐬게 해 주고 하늘도 보여주고 내가 심어놓은 식물들을 보여주며 설명도 해준다. 뭐 알아들으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아무 말 대잔치이다. 해를 바로 보는 것만 하지 않게 조심하는 편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집 앞 산책을 자주 하며 바깥 세상을 보여주자.
18. 손수건으로 까꿍놀이
옆에 눕혀놓고 아기 빨래를 갤 때 자주 하는 놀이이다. 아기체육관이나 에듀테이블에 눕혀 놓고 옆에서 빨래를 개고 있으면 혼자 놀다가도 중간중간 엄마를 쳐다보는데 그럴 때마다 눈 마주치며 웃어주거나 말을 걸어준다. 그러다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까꿍하고 보여주면서 논다. 또 얼굴 앞에서 손수건을 살랑살랑 흔들면서 아기가 잡을 수 있게 유도해 주기도 한다.
19. 촉감놀이
바스락거리는 걸 좋아하길래 생활하다가 비닐이나 과자봉지 같이 바스락거리는 게 나오면 만져보게 해 준다. 과자봉지 같은 건 생각보다 날카롭고 뾰족한 부분들이 있는데 무조건 입으로 가져가는 시기이니 만큼 아기한테 완전히 주지 말고 조심해서 만지게 해 주자.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도 막막하고, 실컷 놀아주다 보면 내 체력은 여기까지인가 싶을 때도 많지만 놀아주는 게 아니라 같이 논다고 생각하면 좀 나은 것 같다. 힘들긴 해도 이렇게 같이 놀다가 방실방실 웃는 모습을 보면 힘듦이 녹아내리기…는 개뿔, 힘든 건 힘든 거다. ㅋㅋ 힘들지만 행복하다.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 되길 바라며 모든 아빠 엄마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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