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보고 문제집 풀다가 모범답안을 보는 기분이랄까. 삼프로TV에서 2012년에 정채진 님이 KG이니시스에 투자한 사례를 공유해주셨다. 판단 과정과 투자 결과, 각 단계에서 투자자가 해야 할 일에 도움이 많이 된다.
사업유형(사업에 대한 이해)
- 페이먼트 게이트웨이라고 할 수 있으며, 비슷한 유형의 회사가 4개 정도 있었다. 특별한 기술보다도 먼저 선점하는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한 사업유형이었다.
- 회사 홈페이지나 사업 보고서를 보면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 수 있었다.
장기 성장성 (정채님 님이 말하는 장기란 3~5년)
- 정채진 님은 2012년에 온라인 쇼핑을 거의 처음으로 해보셨다고 한다. 빠른 사람들은 그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본 결과 아직 많지 않았고, 이미 해봤던 사람들은 편리하기 때문에 계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클 시장이었다고 생각했다.
- 사업 보고서 상에도 웬만하면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 뉴스나 잡지를 통해서도 이 시장이 얼마나 빨리 성장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합리적인 인수 가격
이 회사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 2007년 782억 원
- 2008년 1056억 원
- 2009년 1300억 원
- 2010년 1595억 원
- 2011년 1814억 원
즉, 2007~2011년까지 5년 동안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했다. 2012년 상반기가 끝났을 때 매출이 1000억 원 정도였다.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 2007년 19억 원
- 2008년 63억 원
- 2009년 71억 원
- 2010년 128억 원
- 2011년 149억 원
2012년도 전반기에 107억 원이었는데, 당시 시가총액이 1600억 중반에서 1700억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이 회사를 발견한 때가 2012년인데, 2007년부터 차트 주봉으로 살펴보자.
처음 상장 당시 PER 30 정도였고, 주봉 차트를 보면 변동성은 있었지만 큰 흐름 보면 옆으로 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2008-2009년에 PER이 높았던 이유는 사람들이 이 회사에 대한 성장성을 높게 봤었기 때문이다. 2012년에 봤을 때는 반기에 107억 나왔는데 시가총액이 1670억 원 정도였다. 2012년 전반기 기준으로 세금을 감하고 실적을 추정해보면 PER 9 정도 되었고, 이는 이익률로 바꿔서 말하면 11% 정도 되는 가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고, 증가폭도 컸다.
이익추정
투자 기간을 3년 정도로 잡고 봤을 때 이익 추정이 어느 정도 가능한 회사였다. 3가지 경우로 나누어서 ①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성장 ② 과거보다 성장률은 떨어지지만 15% 성장 ③ 앞으로 더 빨리 성장으로 나눠서 추정해볼 수 있는데 이 중 제일 보수적인 추정치로 계산을 해보는 것이다. 가장 보수적인 관점으로 과거보다 절반 정도의 성장률로 성장할 것이라 가정을 해도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3년 정도 지나면 300억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 영업레버리지
2007년에는 19억 하던 영업이익이 2010년에 128억으로 약 6배 성장했는데 매출은 2배가 늘었다. 이 회사의 매출 총이익률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업 초기의 매출액이 적어도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고정비)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액이 늘어나면서 매출총이익에서 판관비를 뺀 영업이익 규모가 가속화되어서 커가는 형태였던 것이다.
회사의 사업 보고서를 보면 항목으로 분류를 해주는데 이것을 보면 고정비인지, 가변비인지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영업 레버리지 효과는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비용 등을 엑셀에 한 5년 치 적어보면 미래의 매출 성장치를 통해서 합리적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그래서 3년 후의 영업이익을 300억 원 정도라고 추정하고, 현재 1670억 원 정도에 매입을 한다면 PER 6 정도, 이자율 개념으로 보면 약 20% 정도가 되는 것이다. 즉, 합리적인 인수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경영진
- 이 사업의 초창기에 비즈니스를 선점한 것을 보면 유능하다고 볼 수 있다.
- 회계를 봤을 때 차입금이 높다거나 비용을 그해에 처리하지 않고 무형자산으로 쌓는다든지 하는 헛짓이 없다.
시장의 관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회사를 알아볼 것이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회사인데 합리적인 가격이다. 더 낮으면 좋겠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사람들이 알아봐 줄) 합리적인 가격이다. 과거(2008-2009년)에는 이익이 적다 보니까 가격의 등락폭이 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트가 한 선으로 수렴하고 있었다.
사후검증
주가가 빨리 올라가게 된 계기는 2013년 즈음부터 간편결제시장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사람들이 이 회사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래서 더 가파르게 주가가 오르게 되었다. 이 투자가 성공한 사례였는지, 운이었는지 꼭 검증이 필요하다. 그 방법은 예상한 이익이 나왔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투자 사례 경우 예상했던 이익이 나왔고, 성장률도 생각했던 경우들의 중간 정도가 나왔기 때문에 성공 사례로 들 수 있다.
Q. 왜 매도했는가?
팔았다가 다시 사려고 했다. 그러다가 타이밍을 다시 잡지 못했다.
→ 사람 심리가 내가 팔았는데 더 오르면 다시 못 산다.
제일 좋아하는 유형의 회사이다.
과거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우상향하고 있는데, 어떤 트렌드로 인해서 앞으로도 3~4년 동안은 웬만해선 별일 없으면 성장할 것 같은 회사, 그러면서 가격은 PER 10 미만인 회사.
Q. 이런 유형의 회사는 이미 다 알려지지 않았을까?
당시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2년까지 유럽 재정 위기 우려, 2011년에는 미국 신용 등급 하락 이슈로 인해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핫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좋은 가격에 있는 회사인데도 옆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더 중요한 것은, 2009~2010년에는 이 기업의 가격과 가치의 괴리가 그렇게 높지 않았다.
2009년 영업이익이 71억원이었는데 시가총액이 1600억대였으니까 PER 20배, 이자율 개념으로 5% 정도였다. 이때 사면 상당히 오랜 기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이 유지되다 보니까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있었고, 정작 이게 싼 가격이었을 때는 사람들이 지쳐서 주목을 하지 않는 상태가 된 것이다.
투명 벽돌. 이익이 계단식으로 올라간다. 차트가 옆으로 기어가고 있는데 투명 벽돌이 해가 지날 때마다 쌓여서 올라온다. 그러다 투명 벽돌과 주가가 만나고 투명 벽돌이 주가 아래에 있는 것은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6개월~1년 정도 걸렸던 것 같고, 보통 이런 경우는 3년 정도면 알아보는 기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투자 기간을 3~4년 보는 이유가 그 정도 기간이면 사람들이 알아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Q. 너무 빨리 알아봐도 문제 아닌가? 2007년쯤에 이 회사 비즈니스 모델을 알아보고, 인터넷 쇼핑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네트워크 효과가 있을 것이라 투자했으면 5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지 않는가?
그때는 PER이 높았고, 이자율로 바꿔 생각해보면 이자율이 낮았다. 그럴 때는 봐선 안 된다. 아무리 높은 성장을 할 것처럼 보이는 회사라도 밸류에이션이 높은 회사는 사지 않는 게 좋다. 굉장히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를 해서 잘 못 버는 사람들 보면, 설득력도 있고 미래 성장 그림을 잘 그린다. 보통 길목 지키기 열심히 하다가 지쳐서 쓰러지면 그다음부터 오른다. 정채진 님 실패 사례 중에도 이런 게 있다.
최근까지의 KG이니시스의 주가를 차트로 빠르게 살펴보면 시장 과점화는 끝난 것 같고, 경기 사이클을 어느 정도 따라가는 것 같다. 이번 사이클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주문이 늘어나면서 더 빨리 반영된 감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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