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적부터 시간에 대해 약간의 강박이 있었다. 항상 무언가를 해야 했으며, 헛되이 시간을 보내면 그에 대한 죄책감이 따라왔다. 건물 1층에 갈 일이 있으면 가는 김에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서 챙겨가곤 했었다. 그러다 보니 뭔가를 할 때 동시에 할 수 있는 일을 항상 찾곤 했다. 예를 들면,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손님이 없는 시간에 공부를 한다든가, 책을 읽는다든가 하는 일이다. 난 이런 내 모습이 자투리 시간까지 잘 활용하며 인생을 열심히 사는 것 같았고, 그 모습이 좋았다. 실제로, 대학 시절 학과 대표를 했던 학기의 성적이 제일 좋기도 했다. 과 대표를 하며 알바도 계속 하고 있었기에 시간이 부족했고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효율적으로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확보한 자투리 시간마저 초집중을 해서 공부했다.
하지만, 이게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당시에는 열심히 사는 것 같고, 여러 개를 동시에 잘하는 것 같았지만 돌이켜 보니 무엇 하나 정말 제대로 해내지는 못 했다는 생각이 든다. 편의점 알바를 할 때도 어중간하게 시간을 다르게 쓰기보다, 내 가게가 아니더라도 쓸고 닦고, 어떻게 하면 더 잘 팔릴지 생각해서 진열도 해보고, 손님한테도 더 친절히 대하고, 발주는 어떻게 하며 폐기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등의 편의점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에 내가 내 점포를 차려볼 수도 있는 것이었다.
최근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며 또 깨달은 게 있다. 엄마 껌딱지 녀석의 육아를 하면서 외주의 필요성을 깨닫고 일주일에 한 번씩 가사도우미의 도움을 받고 있다. 집안일의 일부를 외주로 처리하면서 삶의 질이 올라갔고, 육아에도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가사도우미 이모님들도 다 같지가 않다. 천차만별이다. 최근에 오시던 이모님의 사정으로 다른 분으로 바꾸게 되었는데 그전 분과 비교가 돼서 뭔가 탐탁지가 않다. 몇 번 바꾸다 보니 추가금을 더 지불해서라도 나와 맞는 분을 모시고 싶어졌다. 이 생각을 하면서 청소를 하더라도 나를 다시 찾게끔 일을 확실하게 해야 하는구나 다시금 깨달았다. 또 내가 감당하기 힘든 일은 외주로 주고, 내가 집중해야 할 일에 더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이런 비슷한 맥락의 글을 세이노의 글에서도 본 적이 있다. 그게 이제야 조금씩 와닿는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을 잘하고, 나를 찾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새로운 기회가 눈에 보이고, 또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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