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로 인한 급락이 있기 전에 거시경제를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경고가 존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코로나가 닥칠지는 몰랐지만, 경기는 그전부터 꺾였었고 한창 경기 바닥을 향해 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어떤 충격이 왔을 때 버티기 힘든, 충격에 아주 취약한 그런 시점이었다. 미국 주식시장이 계속 상승했기 때문에 버블 논란이 있었고, 팡(FAANG)을 필두로 미국 주식시장은 계속 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코로나로 인한 충격으로 자산시장이 급격히 붕괴한 후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의 경험으로 탄탄히 세워놓은 계획대로 사태를 수습해나갔고, 덕분에 더블딥의 우려를 뒤로 하고 자산시장은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10년에 한 번 오는 그 위기가 끝났다고들 했다. 미신처럼 말해지는 10년 위기설이지만, 이는 그 간의 데이터를 보면 대략 10년 정도의 기간을 가지는 신용 사이클을 의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10년에 한 번 오는 신용 사이클 상의 위기가 왔었고, 지나갔다고들 하지만 2020년 내내 계속 뭔가 찝찝하고 끝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과거 돈의 흐름에 관한 내용도 계속 떠올랐는데 대표적인 것이 닷컴 버블 때 이야기다. 그때의 아이디어를 되새겨보면 닷컴 버블이 그냥 생겨난 게 아니라 닷컴 버블 이전에 동아시아 위기(IMF)가 있었고 그 위기로 인해 유동성이 증가했으며 그로 인해 버블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2020년 3월 급락으로 버블이 붕괴한 게 아니라 이 위기로 인해 풀려난 유동성이 본격 버블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혼자만의 상상일 뿐이었는데, 이 생각에 참고하기 좋은 자료를 봐서 요약해서 정리해두려 한다. 참고로 최근에 확인한 미국의 GDP 대비 시가총액은 206% 였다. 미국 주식 시장이 10%만 하락해도 GDP의 20% 해당하는 돈이 증발해버리게 되는 것이다.
해당 자료에서 내가 인상 깊었던 부분은 오버 밸류된 자산이 버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부분을 읽고 코로나 이전 계속 상승했던 팡을 보면서 단순히 버블이라고, 그러니 곧 꺼진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겠구나 생각했다.
물론, 버블의 중심에는 오버밸류된 자산이 있지만, 투기와 버블에는 차이가 있다. 단순히 투기인 경우에는 금융 시장 안에 머물지만, 버블의 경우에는 사회에 스며든다. 오늘날 금융 투기는 명백히 사회에 만연해 있다.
버블의 특징 5가지
#1. 유동성의 증가 : 연준은 팬데믹에 대응해서 역사적인 수준으로 유동성을 공급했고, 그 유동성은 금융 시장 안에 갇혀 투기를 부추겼다.
유동성을 어떻게 측정하든지 간에, 드라마틱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통화정책과 현실 경제의 메커니즘이 망가진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은 은행 대출로 현실 경제를 자극해야 하는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이 메커니즘이 제한되고, 그 결과 현실 경제를 자극하기보다는 금융 시장 안에 갇혀서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
제한되는 이유는 두 가지로 들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양적완화라고 불리는 연준의 채권 매입으로 일드 커브가 평평해져서 은행의 대출 마진이 줄어든 것이다. 두 번째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해진 은행의 규제이다. 일드 커브가 평평해져도 은행은 마진을 확대시키기 위해 레버리지를 이용할 수 있는데, 규제로 인해 막혀버렸다. 은행 시스템 외 사적인 대출 산업도 있지만,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보다 훨씬 작아서 결과적으로 연준의 유동성이 현실 경제에 이르지 못하게 되었다.
#2. 레버리지 사용의 증가 : 빌려서 주식 사기, 옵션 투자
최근 조사한 내역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개인투자자의 40%가 빌려서 주식을 샀고, Z세대의 경우는 80%, 밀레니얼 세대는 60%를 빌려서 주식 시장에 투자한 것으로 나온다. 레버리지를 사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빌리는 것 말고도 개별 주식 옵션이 있다. 평균 옵션 거래량은 2020년 이후 이전 평균치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3. 시장의 민주화 : 누구나 참여
누구나 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그 중 많은 사람들이 레버리지를 이용하고 있다.
#4. 새로운 발행물 증가 : SPAC, IPO
모든 금융 버블에서는 IPO가 넘쳐났다. 투기적인 IPO 중에서도 가장 투기적인 SPAC이 크게 증가했다.
#5. 거래량(회전율)의 증가
금융 버블 시기에는 거래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적인 수준과 비교해볼 때 거래량이 증가해있다.
그럼 전반적인 시장이 다 위험한가?
모든 주식시장이 위험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버블의 중심에 3가지 섹터(Technology, Communication Services, Consumer Discretionary)가 있다.
▶ 이 내용에 대한 내 생각
버블 국면에서의 특징에는 쏠림도 있다(대표적인 예, 니프티피프티). 버블 중심에 3가지 섹터가 있고, 나머지 섹터는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것은 상대적이다. 버블이 붕괴할 때는 정도의 차이이지, 같이 붕괴한다. 자산 시장에 대한 경험이 많이 없는 개인 투자자의 경우는 그 정도만으로도 크게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더군다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한 상태라면...
해당 자료에서는 중심축 위에 올려져 있는 시소에서처럼, 어느 사이드를 택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에너지, 소재, 금융, 산업재 같은 시클리컬로 보수적인 사이드를 택했다고 한다. 또 이제까지와 다르게 non-US 자산들을 많이 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사이클 추적 자료로 보면 이들 섹터 또한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전 포스팅들에서 말했듯, 지금은 경제 지표들이 꺾이고 있는 리스크 오프 타임이므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충격이 찾아올지는 알 수 없다. 어디가 고점인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위험 선호는 멈추어야 한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에 합당한 자산배분을 해야할 것이다.
☞ 사이클 추적 자료 보러 가기
또 중요한 내용 중 하나가 나스닥에 관한 이야기이다. 2000년 3월 닷컴 버블의 고점 이후 나스닥이 회복하는 데까지 14년이 걸렸다. 투자자들은 이 14년의 세월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하고 있는지 묻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강했던 미국 증시 때문에, 그리고 명목 지수로 우상향해 온 미국 증시 때문에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미국 증시가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래 포스팅에 있는 자료에서 보여주듯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가 상승을 따져 내 구매력을 생각해보면 미국 증시도 내 구매력을 상실시키는 시기가 오랜 기간 존재했다. 투자는 미래의 내 구매력을 보존시키는 행위라는 것을 절대 잊으면 안 된다.
참고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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