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반영하는 자산 가격
자산 가격은 상황 변화를 순차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한꺼번에 반영시키기에 급격하게 등락하는 습성이 있다.
보통 투자자들은 자신이 생각한 투자 아이디어에 따라 점차적으로 자산 가격 상승/하락에 반영될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지루한 움직임 끝에 급격한 움직임이 발생하곤 한다.
위 그림의 빨간색 박스처럼 지루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시기에는 상황 변화가 시작되어도 대부분 인지하지 못하고 일부만 이 변화를 인지하거나, 상황 변화를 인지하더라도 이 지루한 움직임에 익숙해져 있어서 변화에 상응하는 결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이 상황 변화를 인지하고 행동에 나서게 되면서 자산 가격이 급격하게 변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모든 상황이 확실해짐을 확인하고 매수든, 매도든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런 경향은 주식뿐만 아니라 여러 가격 변수에서 동일하게 발생되기 때문에 인지하고 있다면, 지루한 시기에 미리 행동하고 기다려서 가치투자자를 표방하든지, 자산 가격이 급변하는 초기에 참여해서 모멘텀 투자자를 표방하든지 각자의 방식으로 투자에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양 쪽 모두에서 중요한 점은,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상황 변화를 인지하고, 그 변화를 인지했다면 어떤 상황이든 결단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확실해지고 난 후에는 가격에 이미 반영되어 대체로 좀 늦은 때이며, 안전마진을 확보하기가 힘들다.
아직도 내가 실수하는 패턴
오답노트 쓰고 있는 3가지 종목에서 똑같은 실수를 했다. 실수를 인지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돌아보았을 때 여전히 비슷한 시점에 매매를 했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최근 상황 변화 인지 - 부정적 상황 변화 인지 → 결단이 필요
상황 변화
- PMI, 산업생산 YoY, 한국 수출 YoY, 10년 물 미국채 금리 YoY 등 꺾임
- 원자재 가격 꺾임
- 연 초 중국 M1 꺾임
- WEI, LEI 꺾임
- 신용 상황이 너무나 완화적(투자적격등급채권,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 모두 저점 기록)
- 물류 상황 : 너무 좋아서 더 좋아질 공간이 별로 남지 않음
- 달러 인덱스도 YoY로 저점 찍고 반등 중
- 미국 인프라투자 규모 초기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계속 조정되고 있음
최근 부정적 상황 인지 후 나의 행동
- 경기 민감주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경기 민감주의 비중을 순차적으로 줄이고, 해당 비중을 현금과 저평가된 배당주 등으로 조절했다. 자산배분으로 접근 중이기 때문에 만약 시장 조정이 제법 나오고 심리 지수가 많이 악화된다면 다시 경기민감주를 포트에 담을 수 있겠으나 최초 진입한 가격대에 대한 앵커링 효과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 그것까지 감안해서 비중을 조절해야 될 것 같다.
- 현금 비중 중 일부를 달러로 분할해서 환전했지만 최근 급등하여 환전을 중단했다. 이전처럼 기간으로 달러 분할매수를 할 것인지 기다려볼 것인지 결단이 필요하다.
- 아직 조절하지 못했거나 상황 변화를 결단으로 이끌어내기 어려운 섹터 : 정유, 금융, 철강
- 철강 : 기대감과 현실 숫자, 자료 사이에서 결단이 필요하다. 초기 투자 아이디어에 집중해볼 것.
- 정유 : 회복되는 경기와 완화되는 코로나 상황에 따라 석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그에 맞춰 시추 리그 수도 늘고 있으나 생산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아직 항공유 수요는 코로나 이전 상황까지 회복되지 않았기에 아직 추가 상승을 노려볼만하다고 생각한다.
- 금융 : 하반기 서비스업에서의 물가 상승과 석유 가격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현재 물가 대비 낮은 수준의 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지만,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장기 채권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10년 물 국채금리의 YoY 값이 꺾였다. 수익을 챙기고 안전을 확보할 것인지 추가 수익을 노려볼 것인지 고민과 결단이 필요하다.
- 나머지 섹터는 별로 미련이 없다. 경기민감주는 대체로 같이 움직이므로 다른 섹터에서 별로 미련이 없다는 것은 위 3가지 섹터에서도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추가적으로 생각해볼 거리
수년 동안 알고리즘에 기반한 매매 비중이 확대되어 왔다. 알고리즘은 감정이 없다. 역사에서 볼 수 있는 자산 가격의 패턴을 보면 인간의 심리가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알고리즘 매매의 비중이 과거보다 확연하게 늘어난 지금은? 여전히 인간의 심리가 중요한 요소이지만,
- 어떤 트리거가 발생하면 자산 가격의 변화가 더 급격하게 일어난다.
- 자산 간의 상관관계들과 동조화 현상이 좀 더 명확하게 나타난다.
이로써 상황 변화를 인지한 후 결단의 중요성은 매우 커진 것 같다. 상황이 확실해지거나, 어떤 트리거가 발생했을 시 내가 대응을 하기에 시장이 과거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참고자료 : 신성호, 『투자의 기초』, 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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