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 방문하기 좋은 철판요리 오마카세 시류.
우리 아가 100일 기념으로 부모님들을 모시고 다녀왔다. 보통 오마카세는 회와 초밥으로 구성된 곳이 대부분인데 여기는 철판요리라 해서 처음부터 호기심을 더해 기대 만발이었다.
시류는 여수 웅천에 위치해 있다. 집과 가까워 100일 아가와 부모님까지 모시고 이동하기 좋았으며, 무엇보다 좋은 건 한 타임에 한 팀만 받아 예약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혹여나 아가가 울더라도 민폐 끼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식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식당 주변이 한산하기 때문에 따로 주차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점심/저녁 100% 예약제
점심, 저녁 모두 1부, 2부로 두 타임씩 예약을 받는데 한 타임 당 1시간 30분이고 최대 8명까지 가능하다. 점심 시작은 11시, 저녁 시작은 17시다. 그래서 예약은 11시, 13시, 17시, 19시 가능하다. 휴무일은 월요일이다.
빨리 도착하면 기다려야 하고, 늦게 도착하면 그만큼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빠르니 시간 맞춰 가는 게 좋다. 점심과 저녁은 가격 차이가 조금 있고(2만 원) 구성도 조금 다르다. 점심에는 첫 코스로 새우가 나오고 저녁에는 랍스터가 나온다. 우린 부모님 일정 상 점심에 예약하게 되어 새우를 맛보았다.
메뉴구성
준비되어 있는 꽃모양의 예쁜 토마토 애피타이저를 먹고 나면 본격 요리가 시작되는데, 듣던 대로 범상치 않다. 현란한 손놀림으로 철판 위에서 새우를 손질하고 구워주시는데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타닥타닥 쇳소리에 아가가 놀라지 않을까 했는데 웬걸,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 어른들보다 제일 잘 본다. 정말이지, 얼마나 집중해서 보는지 식사시간 내내 아가가 셰프님 구경하느라 울지 않아서 덕분에 내가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었다.
이후로 관자, 전복 구이가 나오는데 메뉴들이 기본적으로 버터와 소금 간이 되어 있어서 그냥 하나 먼저 먹어보고 이후엔 소스에 찍어먹는 걸 권하신다. 나의 원픽은 전복이다!
적당히 맛있게 잘 구워져서 쫀득하면서 부드럽다. 더군다나 내장소스는 말이 필요 없다. 담백하면서 달큰하고 부드러운 맛이라 전복과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이어 숙주와 버섯을 볶는 야채볶음, 한우안심, 볶음밥이 나온다. 마지막으로는 달콤한 과일 디저트! 중간에 해산물 코스가 끝나고 입가심으로 구운 치즈와 토마토가 나오는데, 같이 먹는 걸 권해주신다. 상큼 달달하면서 담백한 게 참 맛있었다.
녹차소금, 와사비와 함께 서빙되는 안심은 원하는 굽기로 개개인마다 각기 다르게 요청할 수 있다. 커다란 안심 덩어리가 셰프님의 손 끝에서 날카롭게 잘려나가며 구워지는 걸 보고 있다 보면 이 코스요리의 절정인 불쇼가 펼쳐진다.
아가가 놀랄까 봐 세심하게 미리 알려주셔서 불쇼 할 때는 아가가 보지 않게 살짝 돌려 앉았다. 덕분에 어른들은 영상을 찍겠다며 카메라를 꺼내 들었지만, 서툰 조작으로 촬영 실패! 아쉬워하시자 찍을 수 있게 다시 한번 불쇼를 해주셨다. 죄송해하자 제주에서 일하실 때는 요청으로 8번 연달아서도 해봤다며 마음 편하게 말씀해 주셨다.
총평
한 팀만 받는 예약제여서인지 도착해서 문 밖까지 셰프님이 마중 나와 있어 상당히 대접받는 느낌이 든다. 식사 후엔 배웅도! 아기 때문에 기저귀 가방도 있고 유모차도 있어 잠깐 식사하러가면서도 짐이 많았는데 가방의자도 주시고 안내도 친절히 잘해주셔서 식사 시작 전부터 끝까지 불편함이 없었다.
잘 먹는 아빠와 남편에게는 양이 다소 적은 편이라 마지막 여분의 볶음밥까지 싹싹 비웠지만, 양가 어머님들은 양이 적은 편이라 안심 스테이크 나올 때부터 남기셨다. (덕분에 그 안심 스테이크는 우리 강아지한테…) 결국 모두가 배 두드리며 나왔다.
음식 맛은 간도 적절하고 굽기도 딱 좋아서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음식이었지만 색다르고 독특한 요리는 아니었다. 예전에 부모님들과 거제에 있는 한 스시 오마카세에 방문했었는데 아직까지 오마카세 중 거기를 따를 곳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셰프님의 철판요리 실력은 뛰어나서 보는 재미까지 곁들일 수 있어 특별한 날 추억을 남기기에 너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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