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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아카데미/기록의 힘

LG유플러스 횡령 소식과 사이클

by 세상읽는토끼 2022.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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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소식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횡령 소식이다. 이번에는 LG유플러스이다. 횡령 소식을 듣자마자 금융투기의 역사가 떠올랐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자산 시장에는 여러 사이클이 존재한다. 겹치기도 하고 따로 돌아가기도 한다. 각각의 특징이 다르고 정해져 있는 법칙 같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언제가 고점인지, 저점인지 정확히 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금융의 역사, 특히 투기의 역사를 다룬 책을 보면 사이클의 고점 근처에서는 이런 횡령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횡령뿐만이 아니다. 각종 사기와 주가 조작의 문제들도 많이 일어난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합리적이다. 사이클의 후반부로 갈수록, 사이클이 성숙할수록 유동성은 많이 풀려있고 그만큼 돈을 번 사람들도 많다. 돈을 번 사람들은 도파민을 내뿜고 있고 자신만만하다. 그에 따라 돈을 번 사람에 대한 부러움, 시기, 질투도 많고 자기도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샘솟는 시기이다. 따라서 유혹에 넘어가기 좋을 것이다.

사이클의 고/저점이라는 것이 딱 어느 한 시점이 아니라 생각보다 상당한 기간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고점의 징후 또는 버블의 징후들이 나타난 지는 꽤 되었다. 이 징후들이 나타난다고 해서 포지션을 바로 바꿀 수 없는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버블의 특징 5가지

2020년 코로나로 인한 급락이 있기 전에 거시경제를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경고가 존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코로나가 닥칠지는 몰랐지만, 경기는 그전부터 꺾였었고 한창 경기 바닥을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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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 나타난 버블의 특징만 해도 나타난 지 꽤 되었다. 오히려 IPO의 경우 정점을 지나 축소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요즘은 한창 뜨거웠던 공모주 시장에서 상장 일정이 취소되고 미뤄지고 있다. 해외라고 다르진 않다. 어떻게 보면 사이클의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모양새다. 아무튼 그래서 이런 특징들을 알고 있고, 투자에 참고하되, 판단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될 것 같다. 판단 기준은 역시 현실 경제 지표이다. 현재는?

참 어려운 국면이다. 이번 FOMC에서의 경제 예측치는 내 생각을 더 굳혀준다. GDP 전망이 하향되었고 물가 전망은 상향되었다. 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을 반영한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에 긴축 기조를 대놓고 보이고 금리 인상을 계속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GDP 전망을 하향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이기에 과연 저 금리 인상이 계획대로 온전히 가능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더 서두르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불황이 오기 전에 충분히 올려놓아야 할 테니까.

아직 연준이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았음에도 여러 곳에서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음이 보인다. 특히 채권시장. 하지만 또 여전히 유동성이 많이 있음을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나 LG유플러스의 횡령 소식은 다른 소식들과 함께 우리가 사이클의 호황기를 지나왔음을, 지나가고 있음을 암시해준다.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던 분들에게는 이게 호황기면 앞으로 불황기면 어떻다는 것인가 싶겠지만, 역사에서 엿보고 내가 사회를 관찰한 바에 의하면 그렇다. 부디 앞으로 올 것 같은 불황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쨌든지 간에 사이클은 또 돌아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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