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투자를 잘하고 싶어 한다. 머니 게임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주식 투자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주식 투자의 속성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내가 우위에 있을 수 있는 곳?
근래에 내가 스스로에게 계속 던져보는 질문은 "나의 우위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이다. 내가 멘토로 삼는 분께서 투자를 잘하려면 남들보다 뛰어난 수익률을 내거나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셨다. 두 가지 중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들보다 뛰어난 수익을 내려면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는 면이 있다. 충분히 해보지 않고서 내가 그 분야에 타고난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가지 중 어디를 택해야 하는지 나는 선택을 미루기로 했다.
그러다가 최근 읽은 『디 앤서』에서 본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모습을 보고 새삼스레 놀랐다. 그들은 머리도 좋고,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인맥에 심지어 좋은 운까지 겸비해서 기업 평가를 하고 포트폴리오 헤지 전략을 짜면서 알파를 얻기 위해 일과 사생활의 구분 없이 일한다. 이들에 비해 내가 어떤 우위를 가질 수 있을까? 너무도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다.
패자의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
이후 지금 읽고 있는 책이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Winning the loser's game)』이란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 찰스 엘리스는 주식 투자가 승자의 게임에서 패자의 게임으로 변했다고 한다. 전문가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에 나오는 승자의 게임이란 무엇이며, 패자의 게임이란 무엇인가? 책에서 나온 테니스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자.
테니스 게임은 다 같은 테니스 게임처럼 보이지만, 프로들의 게임과 아마추어들의 게임이 있다. 이를 나누어서 관찰해보면, 프로들은 뛰어난 서브를 넣는 등 점수를 얻어서 경기를 이긴다. 하지만, 아마추어들의 게임은 점수를 얻기보다는 넘어오는 공을 못 치거나 공을 쳤는데 라인을 넘겨버리는 등 실수를 해서 점수를 잃게 되어 상대방이 점수를 얻게 된다. 점수를 얻어서 이기는 게임을 승자의 게임이라 하고, 실수를 해서 상대방의 점수를 올려주는 게임을 패자의 게임이라 한다.
실수
저자 찰스 엘리스는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패자의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럼 이 패자의 게임에서 승리하려면 아마추어들이 하는 실수를 안 해야 할 텐데, 자주 하는 실수가 무엇일까? 다른 투자자들이 자주 하고 있는 것 같은 실수와 나한테도 자주 보이는 실수 몇 개를 뽑아보자면,
- 지식인 보면 최근 오른 섹터 ETF에 관심이 많다.
- 최근 많이 오른 섹터는 조그만 이슈에도 급락이 가능하다.
- 비싼 가격에 더 비싸지기를 기대하며 매수한다.
- 스스로 가치평가를 해보지 않고 미래의 꿈만 본다.
- 실제 근거를 스스로 찾아보지 않는다.
- 전체 포트폴리오의 운영성과보다 개별종목 상승률에 더 관심이 많다.
- 생각이 유연하지 않다.
- 손실을 길게, 이익을 짧게 가져가려 한다.
- 나만의 무기(투자 근거)가 없다. - 공부, 수많은 경험 필요.
- 리딩방에 의존한다. - 의사 판단을 남에게 맡긴다.
실수를 이렇게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내가 블로그에 계속 기록으로 남기려 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글을 쓰려면 생각 정리도 하고, 남에게 읽히는 것을 고려해 문장을 다시 곱씹어본다. 막연히 생각하며 매매만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디 앤서』에서 뉴욕주민님이 자주 실패하는 투자자들의 공통점을 정리해놓은 부분이 있는데, 숙련된 투자자들도 실수들을 하기 쉽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최근 이슈를 생각해보면, 빌 황의 아케고스 사태도 그렇다. 듣기로는 빌 황은 내가 처음 알아서 그렇지, 에피소드 몇 개를 들어보면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꽤나 유명한 투자자였던 듯하다. 그런 투자자도 실수를 한다. 그리고 그 실수 때문에 생긴 자리를 어김없이 다른 헤지펀드들이 치고 들어와 가져 간다. 아케고스의 반대매매가 나왔을 때 그 포지션을 가져간 헤지 펀드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해야 할 행동은?
- 최근 오른 섹터보다 인기가 없는 섹터가 어디인지 살피자.
- 할 수 있는 한 안전마진을 최대한 확보하자. 무조건 싸게 사자.
- 먼 미래보다는 확실한 숫자를 가지고 스스로 가치평가를 해보자.
- 발품을 팔아 스스로 근거를 찾자.
-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에 주목하자.
- 손실을 짧게, 이익은 길게!
-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항상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생각하자.
- 독서를 많이 하고, 시간을 친구 삼아 많은 경험을 쌓자.
- 조언은 조언으로만 보되, 판단은 내가 내리자.
패자의 게임으로서 주식 투자를 바라보니 슈퍼개미 같은 유명한 투자자나 헤지펀드들이 레버리지를 쓰는 이유를 짐작케 한다. 그만큼 알파를 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렇게 레버리지를 쓸 능력이 되는가? 이제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분명하다. 실수를 줄여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했던 실수들을 기록해나가고, 그 실수들을 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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