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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갈매기의 꿈 | 리처드 바크

by 세상읽는토끼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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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사촌오빠에게 소개받은 책이다. 10년도 더 지났건만 그동안 읽어보지 않다가 근래에 우연히 읽어보게 되었다. 당시 사촌오빠에게 소개받을 때의 내 모습이 생각나면서 조나단과 겹쳐지는 것을 느꼈다. 아, 당시 품었던 꿈을 결국 이루진 못했으니 조나단까지는 아니려나?

예전에 줄거리로만 접했을 때는 조나단이라는 주인공 갈매기가 나는 것에 심취해 계속 연습하다가 결국 황금 갈매기를 만나는 이야기라고 알고 있었다. 읽어보니 주인공에 집중한 그 줄거리는 이 책을 너무 단순화시켜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나타내지 못하는 요약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조나단이란 갈매기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다른 갈매기들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다른 갈매기들까지 생각했을 때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다룰 꼭지가 많은 책인 것 같다. 그래서 리뷰를 미루고 있었는데 어제 네이버 블로그에서 우연히 어떤 글을 보고선 이 책이 생각났다. 그래서 일부분이라도 써보아야겠다 싶었다.

그 글은 월부를 떠나는 어떤 분이 왜 떠나는지에 대해 적은 글이었다. 월부에서 활동한 적은 없지만 월부의 존재는 알고 있었다. 최근 몇 년 간 부동산 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면서 더 활성화된 듯싶다. 유튜브에서 너바나, 너나위, 코크드림님의 콘텐츠들을 본 적이 있다. 도움 되는 콘텐츠도 있었고 그저 킬링타임용으로 본 콘텐츠도 있었다. 그런데 월부에서 그분들이 그렇게 우상화가 된 지는 몰랐다.

그 글을 보면서 조나단을 우상화하는 갈매기들이 생각났다. 그분들은 자신들은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고들 자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동안의 이력과 다른 사람들에게 우상화가 되는 것을 보며 조나단과 겹쳐졌다. 그러고 보면 월부뿐만 아니라 그런 모습은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기도 하다.

책의 뒷부분에서 세월이 흐른 뒤 조나단을 우상화하고 조나단님이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토씨 하나 틀리지 말고 말해달라고 하는 갈매기들을 보며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조나단은 그저 날고 싶었고 비행 자체가 즐거웠고, 거기서 자유를 찾고 자아실현을 한 것인데 말이다. 처음엔 그런 조나단을 비난하던 갈매기들이 나중에는 우상화하기까지, 참 이해가 안 되면서도 현실에서도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이란 원래 그런 것일까?

스스로 자아실현을 하며 자유를 얻기 위해 비행을 하는 이는 적고, 자아실현을 먼저 한 이가 도와주려고 손을 내밀면 이를 비난하고 나중엔 우상화하면서 정작 자신의 자아실현을 할 줄 모르는 이가 다수인 걸까? 그렇다면 나는 어느 쪽일까? 분명 20대의 나는 조나단과 가까웠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어떨까?

과거의 나보다 나이도 들고 좀 더 보수적이 된 듯싶지만 다행히 비난하고 우상화하던 그 수많은 갈매기 쪽은 아닌 것 같다. 그 중간 어디쯤인 것 같은데 요즘은 혼란스럽다. 다시 조나단이 되고자 했으나 내 인생 최대의 고난을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조나단처럼 비행 연습을 하다가 거대한 폭풍우를 만난 기분이다. 발버둥은 치고 있으나 여러모로 집중하기가 어렵다. 이 아픔을 다 소화하고 다시 조나단처럼 비행 연습을 하고 싶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아픔이 끝나는 날, 아니 아픔이 끝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과거보다 좀 더 조나단에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20대의 그 열정은 다소 식었을 지라도 이번에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유한한 것인지 그때보다 조금은 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말씀이 옳았어. 이 엉뚱한 짓은 집어치워야 해. 집으로, 갈매기 무리에게 날아가서 이대로 만족하면서 살아야 해. 한계가 많은 처량한 갈매기로. 그러니 이 순간부터 평범한 갈매기가 되겠노라고 그는 맹세했다. 그러면 다들 더 마음 놓을 거야.

한순간도 실패와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앞날개를 몸에 꼭 붙이고 폭이 좁은 단도만 한 날개 끝만 바람 속으로 뻗어 수직으로 급강하했다.

이곳의 갈매기들은 조나단처럼 생각했다. 각자에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에 노력해서 완벽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어디로 향하는지 개의치 않고 순간을 위해 살고 있지.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때는 언제나 된다네.

챙은 배우고 익히기를 중단하지 말라고, 모든 삶의 보이지 않는 완전한 이치를 더 많이 이해하려고 계속 애쓰라고 갈매기들을 독려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마라. 눈이 보여주는 것은 다 한계가 있을 뿐이란다.

너의 이해력으로 보고, 이미 아는 것을 찾아내거라. 그러면 너는 나는 법을 알게 될 게다.

갈매기의 꿈 (완결판) | 리처드 바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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