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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방아깨비 먹이는 무엇일까

by 세상읽는토끼 2024.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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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인가, 어느 날 갑자기 테라스에 방아깨비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가까이 가니까 움찔거리더니만 며칠 화분에 물 주면서 얼굴을 익혔더니 이젠 미동도 없다. 이제 뭐, 반려곤충이 돼버린 건가? 훗

어느 날은 부추에, 어느 날은 딸기에, 어느 날은 바질에… 어디 가지도 않고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고 계신다.

부추에 앉아 있는 방아깨비


어릴 적 할아버지 논과 밭에서 메뚜기를 잡으며 방아깨비도 많이 잡았더랬다. 요즘은 메뚜기는 예전만큼 많이 안 보이는 것 같다. 방아깨비를 잡으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입에서 피인지 뭔지 모를 액체를 내놓곤 했다. 지금은 왜인지 손이 쉽게 안 나간다. 어릴 때 개미도 곧잘 잡곤 했는데…

부추에 앉아 있는 방아깨비


문득 이 녀석은 무엇을 먹고살고 있나 궁금해졌다. 검색해 보니 벼 과 식물을 잘게 씹어서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방아깨비 키우는 사람들을 보니 집 주변에 흔히 보이는 강아지풀을 먹이로 준다고 한다. (방아깨비 키우는 사람들이 더러 있네?!) 근데 우리 집에는 그런 녀석이 없는데 뭘 먹고살고 있는 거지?

아뿔싸! 이 녀석인가?!

이 녀석이 유유자적하던 곳에 어느 날은 잎당귀 잎을, 어느 날은 바질 잎을 누가 갉아먹었길래 어느 애벌레가 또 왔나 한참을 찾다가 못 찾았는데…

먹는 모습을 목격하지는 못 해서 이 녀석이 먹은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만 했다. 이제 입동이 지나 요즘은 나방이나 나비 애벌레들은 잘 안 보이고, 애벌레들이 먹었으면 주변에 흔적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며칠 지켜 본 결과, 방아깨비는 바질을 잘 먹는다.
외 우리 테라스에서 방아깨비가 잘 먹고 있는 것은 시금치이다. 유유자적 놀다 가라고 공간을 내줬더니 입맛대로 뷔페를 즐기고 계신다. 방아깨비 키우시는 분들, 다양하게 밥상을 차려줘 봐도 될 것 같다.

바질을 먹고 있는 방아깨비


내친김에 방아깨비는 겨울을 어떻게 나는지 봤더니 흙에다 알을 낳아서 알로 겨울을 난다고 한다. (흠칫) 이 녀석 암컷 같은데… 수컷이 없으니 알은 낳지 않으려나? 아님 내년에 이 녀석 자손들을 내 테라스에서 다시 만나게 될까?

흠… 실컷 즐기고 맛보고 살다 가고 내년엔 안 와도 된다 이 녀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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