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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이야기

7개월 아기

by 세상읽는토끼 2025.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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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7개월에 접어들었다. 불과 1~2주 사이에 갑자기 아기가 할 줄 아는 게 급속도로 늘었고, 나의 육아 난이도도 확 내려갔다. 첫째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점들이다.

수면양상


사실 이 변화가 체감되는 변화가 가장 크다. 꼭 엄마가, 안아서 재워줘야 했던 이전과 달리 이젠 졸릴 때 되면 잠자리로 가서 토닥거려주거나 쪽쪽이를 물리고 토닥거려주면 5분 안에 잠든다. 그리고 잠들고 난 후 2-3분 지나 엄마가 밖으로 나와도 혼자 잘 잔다. 수면 한 사이클이 25~30분 정도 되어 30분 낮잠 후엔 잘 깨곤 했는데 이 사이클도 40분으로 길어졌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이 때 잠깐 깨서 눈을 뜨더라도 엄마의 개입 없이 스스로 다시 잠을 청해 1시간 20~30분 가량까지 낮잠을 잔다. 그래서 7개월 들어서고 낮잠 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까지로 길어졌다. 짧으면 25분, 길면 1시간 30분 정도였던 이전과 비교하면 꽤 늘어난 것이다.

낮잠을 이렇게 자 주니 나의 행동반경이 넓어졌다. 못 했던 집안일도 하고, 경제 자료들도 보고, 이렇게 블로그 글도 쓰고, 이제 막 봄기지개 켤 준비를 하는 테라스 화분들도 돌볼 수 있어졌다. 불과 2~3주 전보다 육아 난이도가 확 내려간 느낌이다. 8개월 되면 또다시 난이도가 올라간다는 말도 있으므로 너무 넋 놓고 좋아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ㅋㅋ

밤잠은 아쉽게도 아직 일관되게 통잠은 자지 못한다. 밤수유 없이 잘 때도 있고, 3시쯤 깨서 수유 후 잠들 때도 있다. 수유 없이 자는 날도 깼다가 다시 잠드는 날이 대부분이라 저녁에 잠든 후 아침까지 안 깨고 자는 날은 아직 드물다.

대근육 발달


최근 2주 동안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들이 많아졌다. 뒤집기까지 겨우 하던 이전과 달리 하루하루가 다르다. 어느 날 배밀이 하며 한 번 전진하더니 며칠 내로 배밀이하며 방과 거실을 가로질러 눈에 꽂힌 장난감을 가지러 가고, 강아지를 잡으러 간다. 새로운 장난감을 선보이면 아주 좋아하고, 한동안 갖고 놀지 않았던 장난감들도 다시 보면 좋아하며 잘 가지고 논다. 같은 장난감이라도 가지고 노는 양상이 달라지며 더 다양한 방법으로 가지고 논다.

아직 구강기라 뭐든 입으로 가져가는 게 대부분이지만 들고 내려치기도 하고, 자동차를 움직여보기도 하고, 딸랑이를 흔들면서 놀기도 한다. 옆에 베개나 엄마가 누워 있으면 배밀이로 제법 잘 올라타기도 한다. 아직 엎드린 상태에서 스스로 앉지는 못 하지만 앉혀 놓으면 굉장히 안정적인 자세로 장난감을 잘 가지고 논다. 엎드려서 엉덩이를 들고 고양이자세(?)를 제법 자주, 잘 하는 것을 보니 조만간 앉을 것 같다. 보행기는 이제 아주 수준급으로 타서 잠깐 부엌일을 한다고 태워놓으면 여기 번쩍 저기 번쩍 가고 싶은 대로 곧잘 다닌다.

바닥에 가만히 눕혀 놓으면 뒤집고 되집으며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배밀이해서 밀고 다니면서 제법 행동반경이 넓어졌다. 울타리를 사용할 계획이 없어 조만간 집안 곳곳에 콘센트며 가구에 안전조치를 다 해야할 것 같다.

수유와 이유식


이유식은 하루 두 끼를 먹고 있으며 분리수유 하고 있다. 아침에 6시쯤 깨면 바로 수유를 하고 한 숨 자고 이유식, 수유, 이유식, 저녁 수유, 마지막 수유, 밤수유 이렇게 먹고 있다.

5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해 두 달이 넘었다. 120ml씩 먹다가 엊그제부터 150ml로 양을 늘렸는데 다 먹긴 하지만 잘 받아먹다가 120ml 정도 먹으면 잘 안 먹으려하는 것을 봐선 역시 잘 먹는 아기는 아닌 것 같다. 어른들 먹는 재료에서 조금씩 떼서 만들어주다보니 웬만한 재료들은 거의 다 먹어봤는데 아직까진 딱히 가리는 음식 없이 잘 먹는 편이다. 치즈 알레르기가 있었던 것 말고는 다른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게 없다.

중기 이유식을 할 때이지만 잘 먹어서 입자감과 질감을 조금씩 올리다 보니 거의 후기 이유식과 진밥 사이 정도의 이유식을 먹고 있다. 소화가 잘 되지 않을까 봐 당분간 입자 크기는 많이 올리지 않을 계획이다. 빨대컵보다 일반 컵에 먼저 물을 주기 시작했는데 빨리 적응했고, 이젠 곧잘 마신다.

일찍부터 쌀튀밥을 종종 줬었는데 처음에는 파닥거리며 다 튀겨내서 바닥에 흘리고 먹는 게 거의 없었는데 이젠 제법 집어먹는 정확도가 높다. 한 알씩 잘도 집어 먹는다. 주먹 쥔 손에 들어있는 쌀튀밥을 주먹을 펴서 입에 넣는 것을 보면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범보의자, 보행기, 엎드린 상태 등 다양한 자세에서 주는데 엎드린 자세에서 줬을 때 이제 과자가 멀리 떨어지면 배밀이로 가서 집어 먹는다.

상호작용과 언어


엄마를 보면서 웃는 것과 놀이를 할 때 재미있어서 웃을 때가 많아졌다. 특히 놀이를 할 때는 재미있을 때와 재미없을 때의 구분이 된다. 자다가 깨서 엄마를 발견했을 때 활짝 웃는 등 확연히 많아진 웃음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놀이를 할 때와 밥 먹을 때, 일상생활을 할 때 이전과는 달리 뭔가 상호작용이 조금씩 되는 느낌이다. 싫고 좋고의 구분이 명확하다. 여전히 엄마 껌딱지이지만, 남편이 봐줄 때 배고프거나 졸려서 짜증날 때가 아니면 제법 잘 논다.

엄마와 아빠를 하긴 했으나 아빠는 ‘아바~’ 한 번 하고 그 뒤로 감감무소식이다. 엄마는 이따끔씩 하는데 진짜 엄마를 부르는 건지, 그냥 엄마 소리를 내는 건지 아직은 좀 헷갈린다. 어쨌거나 엄마 소리를 내면 적극 대답하고 반응해주긴 한다. 한 번은 기저귀를 갈다가 하도 뒤집어서 장난친다고 ‘야야야’ 했는데 웃으면서 ‘야야’ 하길래 깜짝 놀랐다. 아이는 역시 어른의 거울이라 했던가… 그 외 옹알이가 많이 늘었는데 가만 듣고 있으면 진짜 뭔가 말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맨날 대꾸해준다.

“어, 그랬어~? 근데 엄마 니 말을 못 알아듣겠다. ㅋㅋ 다시 말해줄래?”

기분 탓인가, 그러다보면 가끔 아휴~ 하고 한숨 쉬는 것 같기도 ㅋㅋㅋ

밥 먹을 때도 잘 안 먹으면 내가 같이 밥을 먹는다. 그럼 나를 보면서 다시 먹기 시작한다. 그 외에 내가 이것저것 할 때 따라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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