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긴 어려웠지만 코로나19 이후 펼쳐진 세계 흐름을 간결하게 한번 둘러보는 정도는 되는 것 같다.
퍼펙트 스톰이란, 기상 용어이지만 여러 가지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경제에 파괴적인 악영향을 내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고 한다. 한 때 이 용어로 경제가 폭망 할 것 같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던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현재 상황을 보면 이 용어가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다큐의 초반부를 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유가상승의 원인인 것처럼 다룬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유가는 오르고 있었다. 전쟁은 하나의 단면이지 물가 상승의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ESG나 친환경 기류로 인한 에너지 섹터로의 투자 부진,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의 병목 현상,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유동성 살포, 그로 인한 소비 폭발, 전쟁으로 인한 유가와 식량 가격 급등 등등 여러 가지 것들이 맞물려서 지난 수십 년간 못 보았던 물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덕분에 이전처럼 유동성을 주입하며 자산시장에 개입할 수 없는 중앙은행들의 입장. 이런 상황들을 보면 퍼펙트 스톰이 눈앞에 다가와 있는 느낌이랄까.
거기다가 코로나와 자산시장의 상승으로 말미암은 임금 상승이 시작되어 이젠 임금 물가 소용돌이까지 가동되고 있다. (물가 상승 기여도를 보면 서비스물가가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임금-물가 소용돌이가 이미 작동되고 있다고 추측했다) 다큐에도 나왔듯이 높은 물가에 살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데모와 파업을 통해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강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녹록지 않을 것이다.
임금 물가 소용돌이가 작동되면 그걸 끊기 제일 좋은 방법이 통화정책을 통한 것이라고 한다. 즉, 통화정책으로 수요를 건드리는(감소시키는) 것이고 그것은 경기침체를 의미한다. FOMC에서도 밝혔듯, 이미 연준은 그 길로 가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다큐에서 윌리엄 더들리가 말했듯, 전쟁으로 인해 상황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에(에너지, 식량 가격 급등) 연준은 행운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중국이 락다운 중이지만 곧 전면 리오프닝도 될 것이고, 그럼 그에 따른 에너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은 또 어찌 될지… 그런데 뭐, 행운이 필요한 것이 비단 연준뿐이겠는가. 언젠가는 이 물가가 잡히겠지만 그동안 우리네 삶은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그나마 한국에 있으니 이 정도지, 몇몇 개발도상국들은 정말 무너질지도 모른다. 이 또한 경기 순환의 한 모습이고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면 또다시 호황이 찾아오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할 것이다.
작년 가을부터 채권 매수 시점을 이리 재고, 저리 재다가 결국은 아직 매수하지 못했다. 이전 사이클을 생각하면 이미 채권을 샀어야 하는 시점은 지난 것 같은데… 언제가 물가 상승의 정점일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여러 모로 살펴보아 패러다임이 바뀐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몇 년 후의 모습까지 어떻게 될지 내다보는 통찰력은 없지만, 일단 지난 수년간 지속되던 저물가, 저금리의 시기는 저문 것이 아닌가 하는 것. 경기 순환의 고리가 작동되어 물가 상승이 어느 정도 잡히더라도 그 시기로는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마이너스 채권까지 존재했던 비정상적인 시기였으니까…
(그나저나 다큐 보면서 드는 생각, 역시 래리 서머스는… 👍🏻)
KBS 다큐인사이트 퍼펙트 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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